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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천지회 박노근 회원 수필 <인생 이모작>

작성자 : 관리자   ㅣ   등록일 : 2017-09-06   ㅣ   조회수 : 1,657

인생 이모작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박노근(김천지회)

 

  1997년에 30여년 근무한 직장을 뒤로 퇴직을 할 때 무엇을 해 볼까 하는 생각 끝에 논배미 하나를 장만하고 농사를 소일삼아 하 겠다는 생각만 하고는 집사람의 권유로 복지관 서예 반에 등록을 하였다. 우리부부는 오전에 같이 복지관을 오가며 서예를 열심히 배워, 같은 취미를 가졌다고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작품전시회에서 특선입선 등 다수의 상도 수상했다.  어릴 적 서당에서 배운 실력으로 어린이집 한자공부 봉사, 복지관 물리치료실 봉사도 하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보람도 느끼고 있었다.

교도소에서 서예교실이 있어 수고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복역 중인 손모씨가 서예 소질이 있고 남달리 열심히 노력을 한 결과 2008년 10월에 KBS 대전총국 전시장에서 열린 제37회 교정 작품 전시회에서 대상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였고, 박노근 지도 선생님 가르침 덕분이라는 관련기사가 김천신문에 크게 실려 큰 보람을 느꼈다.  

 

늘 즐거운 생활을 하는데 농사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틈틈이 돌봐서인지 곡식은 주인 발자국 소리에 자란다는 말이 맞는지 그래서 인가 첫해는 무기 농으로 짓는다고 병충해에 실패를 하고 이듬해에는 비료를 너무 많이 뿌려 풋 나락이 바람에 누워 버렸다. 다음해부터는 기술이 조금 나아졌는데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가 감천 냇둑을 무너트리고 들어와 다 지어 놓은 농사가 기름띠와 갯벌에 휘감겨 쌀 한 톨 못 건졌다. 그때 김천은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약간의 보상을 받아 조금의 위안은 되었다.

 

또 2003년 7월에는 태풍 매미가 와서 이번에는 황토물이 들어와 아직 영글지도 않은 벼가 논바닥 흙에 뒤범벅이 되어 버렸다. 이제는 그만 둘까 하다가 한해만 더 속아보자 하고 시작을 했는데 그해는 유난히도 더웠다. 농약을 치다가 논바닥에 쓰러져 119에 실려 가고 말았다. 병원에서는 탈수현상이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할 때 옆에서 놀란 가슴 쓸어내리는 집식구를 보며 이제는 더 버틸 힘이 없었다. 벼이삭이 패기도 전에 매매계약을 하고 등기까지 넘기고 나니 김천에 혁신도시가 결정이 났다.

 

땅값이 오르기 시작을 하고 억이라는 숫자가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할 때 이것이 사람의 간사한 마음인가 하고는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부부는 복지관에서 취미생활과 운동도 열심히 하니 아름다운 노후라 말하고 싶어진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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